조영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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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재판 기록 열람·등사, 정보공개법 대신 형사소송법 '준항고'가 정답!

변호사 조영수조회 1

가족의 오래된 형사사건 기록을 확인하거나 연구 목적으로 사건을 살펴봐야 할 때, 대부분 ‘정보공개청구’를 먼저 떠올립니다. 그러나 이미 판결이 확정된 형사사건의 소송기록은 접근 경로가 다릅니다. 절차를 잘못 고르면 몇 년을 소송하고도 알맹이 없이 끝날 수 있습니다.

법정 내부에서 고민하는 사람이 정보공개법과 형사소송법 두 갈래 길 앞에서 서 있는 모습. 혼란스러운 표정.
어떤 법을 따라야 할까?

1심과 2심이 엇갈린 H씨 사건

가상의 인물 H씨는 과거 형사재판의 소송기록을 보려고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공공기관 보유 자료는 사생활 침해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개된다는 점에 기댄 것입니다.

1심은 재판확정기록의 열람·등사(복사) 절차가 형사소송법에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이유로 “확정된 형사재판 기록은 정보공개법상 공개청구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반면 항소심은 재판확정기록도 정보공개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공개로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이 현저히 곤란해진다고 볼 사정이 없다며 사건관계인의 개인정보를 제외한 나머지를 공개하라고 했습니다.

대법원의 결론: 형사소송법이 '특칙'

대법원은 항소심을 뒤집고 1심의 손을 들었습니다. 재판확정기록의 열람·등사는 그 절차와 제한 사유를 형사소송법 제59조의2가 상세히 정하고 있으므로 정보공개법의 적용이 배제된다는 것으로, 특별법 우선 원칙이 적용된 결과입니다.

상담에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내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많지만, 대상이 재판확정기록이라면 본안 판단에 들어가기 전에 청구가 배척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록의 성격을 먼저 가려내는 것이 실무의 첫 단계입니다.

정보공개법 vs 형사소송법 (재판확정기록 열람·등사)

구분 정보공개법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형사소송법 (재판확정기록의 열람·등사)
적용 대상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모든 정보 재판이 확정된 형사사건의 소송 기록
담당 기관 해당 정보를 보유한 공공기관 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검찰청
공개 목적 국민의 알 권리 보장, 국정 운영 투명성 확보 권리구제, 학술연구, 공익적 목적
비공개 사유 다른 법률·명령에 비공개로 규정된 정보, 사생활 침해, 수사·재판 관련 정보 등 국가 안전보장, 사건관계인 명예 또는 사생활의 비밀 등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비공개 시 불복 절차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 검사의 처분에 대한 준항고

형사소송법 제59조의2, 무엇을 요구하나

“누구든지 권리구제·학술연구 또는 공익적 목적으로 재판이 확정된 사건의 소송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검찰청에 그 소송기록의 열람 또는 등사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국가의 안전보장, 선량한 풍속 그 밖의 공공의 질서 또는 사건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기록의 전부 또는 일부의 열람 또는 등사를 제한할 수 있다.”

핵심은 셋입니다. 첫째, 신청 주체는 ‘누구든지’여서 사건 당사자로 제한되지 않습니다. 둘째, 목적은 권리구제·학술연구·공익적 목적 중 하나여야 하며 단순한 호기심은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셋째, 신청처는 법원이 아니라 기록을 보관 중인 검찰청입니다. 다만 국가 안전보장, 공공질서, 사건관계인의 명예·사생활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으면 전부 또는 일부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인용 여부를 가르는 지점은 ‘목적 소명’입니다. 권리구제 목적이라면 민사소송의 소장·답변서나 손해배상 청구 계획을, 학술연구라면 소속과 연구계획서를 첨부하는 편이 낫습니다. “사실관계 확인”이라고만 적어 내면 목적 불명확을 이유로 제한되기 쉽고, 필요한 서류만 특정해 범위를 좁히면 허가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시기도 중요합니다. 확정기록은 보존기간이 지나면 폐기되므로 오래된 사건일수록 보관 여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재판이 확정되기 전 피해자나 그 대리인이 기록을 보려는 경우라면 형사소송법 제294조의4(피해자 등의 공판기록 열람·등사)에 따라 재판부에 신청해야 합니다. 단계별로 근거 조문이 다릅니다.

정보공개법전 위에 형사소송법전이 놓여 있어 특정 사안에 대한 특칙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도식.
특칙 관계 명확화

거부당했다면 '준항고'로

검찰이 열람·등사를 거부하거나 일부만 허용했다면 불복 방법도 형사소송법 안에 있습니다. 제59조의2 제6항·제7항은 검사의 처분에 대해 그 기록을 보관하는 검찰청에 대응하는 법원에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준항고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준항고에서 실질적으로 다투어지는 쟁점은 “사건관계인의 명예·사생활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실제로 있는지, 그 우려가 개인정보를 가린 뒤에도 남는지입니다. 신청서에는 전부 공개를 고집하기보다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 등을 가린 형태로도 목적 달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적는 편이 유리합니다. 처분을 받은 뒤 오래 방치하면 다툴 실익이 사라질 수 있으므로 통지 즉시 대응 여부를 정해야 합니다.

H씨가 처음부터 검찰청에 신청하고 거부 처분에 준항고로 다투었다면, 항소심이 인정한 사정에 비추어 적어도 일부 공개가 인정될 여지는 있었습니다.

목적이 민사소송의 증거 확보라면 담당 재판부를 통한 문서송부촉탁이나 사실조회를 병행해 검토하는 것이 실무상 빠른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

확정된 형사재판 기록은, 첫째 기록을 보관하는 검찰청에 신청하고, 둘째 권리구제·학술연구·공익 중 하나의 목적을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내며, 셋째 비공개 결정이 나오면 대응 법원에 준항고로 불복합니다. 절차를 잘못 고르면 내용의 당부를 따져보지도 못한 채 각하·기각될 수 있으므로, 첫 단추를 어디에 끼울지부터 전문가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적 고지

본 블로그 포스트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며,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으로 활용될 수 없습니다. 개별 사안에 대한 정확한 법적 판단과 조언은 반드시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 게시물의 내용은 작성 시점의 법령 및 판례를 기준으로 하며,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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