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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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96% 고리 사채, 혹시 나도 원금 이상 갚고 있나? 이자제한법 해법

변호사 조영수
좌절한 채 고금리 대출 서류를 보는 사람과 그에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변호사
고금리 사채의 해법

연 96% 고리 사채, 혹시 나도 원금 이상 갚고 있나? 이자제한법 해법

Q&A: 고리 사채, 전액 변제해야 할까?

연 96%의 이율로 사채(私債, 개인 사이의 금전 대차)를 빌려 매달 이자를 갚아 왔는데, 채권자가 원금에 남은 이자까지 얹어 소송을 걸어 왔다면 그 금액을 그대로 다 갚아야 할까요?

A씨는 2013년 7월 15일 친구 B씨의 보증을 받아 사채업자 C씨로부터 2억 원을 연 96%(월 8%)에 빌렸습니다. 1년 뒤 변제기가 됐지만 갚지 못했고, 계약은 같은 조건으로 자동 갱신되었습니다. A씨는 이후 2년 동안 매달 1,600만 원씩, 합계 3억 8,400만 원의 이자를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사업이 실패하면서 그 뒤로는 한 푼도 갚지 못했고, 2016년 7월 15일 C씨는 A씨와 보증인 B씨를 상대로 3억 9,200만 원(원금 2억 원 + 남은 1년치 이자 1억 9,2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C씨의 청구는 그대로 받아들여질까요?

답은 이자제한법(利子制限法, 이자의 최고 한도를 법으로 정해 과도한 이자를 막는 법률)에 있습니다.

이자제한법이란? 법정 최고 이율의 정확한 이해

이자제한법은 금전대차 계약의 약정 이자율에 상한선을 둡니다. 최고 이율은 시기별로 달라져 왔으므로, 어느 시점의 계약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구분 내용
적용 대상 개인 간 금전대차 계약에 적용 (대부업자, 금융기관 등에는 별도의 법률 적용)
법정 최고 이율 (2014. 7. 14. 이전 체결 계약) 연 30%
법정 최고 이율 (2014. 7. 15. 이후 체결 또는 갱신된 계약) 연 25% (이후 단계적으로 인하되어 현재는 연 20%)
최고 이율 초과 이자의 효력 법정 최고 이율을 초과하는 이자 부분은 무효(無效, 법률상 효력이 없음)입니다. 즉, 갚을 의무가 없습니다.
최고 이율 초과 이자 임의 지급 시 처리 초과 지급된 금액은 원본에 충당(元本에 充當, 갚아야 할 원래 금액에서 차감)됩니다. 원금이 모두 소멸했다면 남은 초과 지급액은 채권자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칙은 이자제한법 제2조 제1항, 제3조, 제4조 및 동법 시행령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낼 이자를 깎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 지급한 초과 이자까지 되돌려 준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사채업자는 첫 달치 이자를 미리 떼는 선이자 방식을 흔히 씁니다. 이자제한법 제3조는 선이자를 공제한 경우 채무자가 실제로 받은 금액을 원본으로 보아 이율을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차용증에 2억 원이라 적혀 있어도 실제 입금액이 1억 8,400만 원이라면 계산의 출발점은 1억 8,400만 원이며, 이 점만 제대로 주장해도 초과 이자 규모가 크게 달라지는 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초과 이자, 원금에 충당된다? 복잡한 계산의 반전

  • 2013년 7월 15일 ~ 2014년 7월 14일 (첫 1년): 약정 이율은 연 96%였고 이 시기의 법정 최고 이율은 연 30%이므로, 연 66%(96% − 30%)에 해당하는 이자는 무효입니다. A씨가 매달 지급한 1,600만 원 중 법정 최고 이율을 넘는 부분은 이자가 아니라 원금 상환으로 처리됩니다.
  • 2014년 7월 15일 ~ 2015년 7월 14일 (갱신된 1년): 계약이 갱신된 시점부터는 법정 최고 이율이 연 25%로 낮아집니다. 따라서 이 기간에는 연 71%(96% − 25%)에 해당하는 이자가 무효가 되어 매달 원금에서 차감됩니다.

여기서 계산이 한 번 더 뒤집힙니다. 초과 이자가 매달 원금에 충당되어 원금이 줄면 법정 최고 이율로 계산한 정당한 월 이자액도 함께 줄어드는데, A씨가 실제로 낸 돈은 매달 1,600만 원으로 고정되어 있으니 원금에 충당되는 금액은 회차가 지날수록 커집니다. 원금 감소가 가속되는 구조입니다.

이 방식으로 매월 충당액을 순차 계산하면, 2014년 11월에 원금 2억 원은 모두 상환 완료됩니다. 그 이후 A씨가 C씨에게 건넨 돈은 부당이득(不當利得,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2015년 7월경에는 A씨가 오히려 1억 4,163만 860원을 C씨로부터 돌려받아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C씨가 제기한 3억 9,200만 원 청구는 인용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A씨는 반소(反訴, 피고가 같은 소송절차에서 원고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로 부당이득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보증인 B씨의 지위도 함께 정리됩니다. 보증채무는 부종성이 있어 주채무인 원금이 소멸하면 보증인의 책임도 사라집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보증인이 소장을 받고 겁을 먹어 채권자와 따로 합의하거나 일부를 변제해 버리는 일이 종종 있고, 이런 경우 사후에 되돌리는 절차가 훨씬 복잡해집니다. 주채무자와 보증인은 대응 방향을 반드시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빚이 쌓이는 그래프와 이를 법률로 뒤집어 원금을 돌려받는 반전의 그래프
이자 계산의 반전

승패를 가르는 것은 결국 '지급 내역'입니다

법리는 명확한데도 실제 소송에서 채무자가 밀리는 이유는 얼마를 언제 갚았는지 증명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초과 이자의 원본 충당은 회차별 지급일과 지급액이 확정되어야 계산할 수 있는데, 사채는 현금이나 제3자 명의 계좌로 오가는 경우가 많아 자료가 남지 않는 일이 흔합니다.

  • 계좌 거래내역은 은행에서 과거 분까지 발급받아 지급일·금액별로 표를 만들어 두십시오. 재판부가 가장 신뢰하는 자료입니다.
  • 현금으로 지급했다면 인출 내역과 채권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신저 대화("이번 달 이자 넣었습니다" 같은 문구)를 결합해 간접 입증합니다.
  • 채권자와 통화할 기회가 있다면 지금까지 받은 총액을 확인하는 대화를 남겨 두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차용증, 공정증서, 백지수표·백지어음을 써 준 사실이 있는지도 초기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공정증서가 있으면 판결 없이도 강제집행이 진행되므로, 청구이의의 소와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초과 지급분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도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오래 방치하면 돌려받을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듭니다. 이미 소장을 받았다면 답변서 제출기한을 넘겨 무변론 판결이 선고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한편 법정 최고 이율을 초과해 이자를 받은 채권자는 이자제한법에 따라 형사처벌(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의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이 점은 협상 국면에서 채권자가 무리한 청구를 접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고리 사채, 무조건 갚지 말고 먼저 계산부터 하십시오

초과 이자는 무효이고, 이미 낸 돈은 원금을 깎으며, 원금이 다 사라진 뒤의 지급분은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지급 내역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실제 잔존 채무를 계산해 보는 것만으로도 협상의 판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자제한법 외에 대부업법 적용 여부, 개인회생·파산 등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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